평범한 직장인에서. 영국의 애플 ‘다이슨’을 설립하기까지

제임스 다이슨의 모습 / 조선일보

우리는 늘 실패를 두려워한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여기, 그 어떤 변수들에도 굴복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 사람이 있다. 5126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세계적인 기업 ‘다이슨’을 설립한, '제임스 다이슨‘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다

영국왕립예술대학의 디자인과를 나온 다이슨은, 트럭 디자인을 하거나 배를 판매하는 등 여러 직장생활을 겪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이런 생활 속에서 그가 뛰어난 ‘디자이너’이자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다이슨은 자신의 산업 디자인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이를 실현하는데 끊임없이 도전했다.

자신의 생각을 계속해서 구현하며, 그는 전통적인 수레의 바퀴를 하나의 공으로 대체해 실용성을 높인 ‘볼베로(Ballbarrow)’란 첫 번째 작품을 내놓는다. 이 작품으로 다이슨은 ‘빌링 디자인 이노베이션’을 수상하며 산업 디자이너로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디자인과 발명에 대한 그의 ‘도전정신’은 이때를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일상생활의 불편함으로 ‘다이슨’을 구현하다

다이슨 청소기 외관 / 다이슨 공식 홈페이지

제임스 다이슨의 ‘도전정신’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후버의 진공청소기였다.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제품의 흡입력이 낮아지며, 청소를 해도 먼지가 그대로인 점에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그는 원인을 찾고자 청소기를 분해했고, 먼지가 꽉 찬 봉투와 비워도 남아 있는 먼지로 인해 흡입력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게 됐다. 이는 먼지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를 만들어보자는 다이슨의 도전정신을 자극했다.

개발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보관소로 쓰이는 창고에서 5년의 세월 동안 시제품만 5,000개 이상을 만들었다. 길고 긴 5127번만의 노력 끝에, 현재 진공청소기의 혁명이라 불리는 원심분리기가 장착된 먼지 없는 진공청소기가 개발될 수 있었다. 1993년엔 자신의 이름을 건 ‘다이슨’이란 기업을 설립하며, 이 진공청소기를 영국의 ‘국민 청소기’의 대열로 올려놓는다. 간과할 수 있는 일상 속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며, 소비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생활 속 불편함 + 혁신 = ‘다이슨’

위 : 다이슨 선풍기, 아래 : 다이슨 공기 청정기 / 다이슨 공식 홈페이지

다이슨은 청소기 이외에도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런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날개 없는 선풍기’이다. 날개로 인한 안전사고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날개를 따로 분리해 청소할 필요가 없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그는 4년 동안 개발에 매달려, 2007년 소형화된 가정용 선풍기를 시장에 내놓으며 2009년엔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재는 스마트 폰으로 실내의 공기 질을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는 IOT 기능까지 접목하며, 편리함을 배로 더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머릿결을 손상을 최소화하는 헤어드라이어, 손 건조기, 공기 청정기 등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며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게 된다. 그의 뛰어난 디자인·엔지니어링 실력과 생활 속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소비자를 넘어 영국 왕실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기업 다이슨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정신으로 세계 가전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며, ‘영국의 애플’이란 별명까지 얻는다.

다이슨, 그 만의 성공 철학

기업 다이슨의 이와 같은 성공은, 제임스 다이슨만의 확고한 ‘경영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는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설 만큼, ‘연구개발(R&D)'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 매년 순이익의 3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신제품 구상과 기존 제품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개발단계에서 그가 중시하는 것은 ‘끊임없는 실패’이다. 이는 엔지니어들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는가’로 이뤄진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수와 실패, 발명의 과정을 거쳐야지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도전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다이슨만의 ‘철학’이다. 그가 5126번의 실패를 통해 빛을 볼 수 있었던 만큼, 엔지니어들에게 ‘실패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이슨은 경력이 전무한 젊은 직원들을 선호한다. 사회생활이 적은 직원일수록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의 과정을 통해 더욱 성숙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실제 다이슨 엔지니어의 평균 연령이 만 27세인 걸 통해, 그의 철학이 얼마나 확고한지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회사의 지분 100%를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다는 철칙을 내세우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발하는 데 있어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함이다. 회사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담긴 철칙이다.

차세대 엔지니어를 지원하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포스터 / 앱스토리

다이슨은 자신의 기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2004년부터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를 개최해, 전 세계 젊은 인재들이 국제무대에서 그들의 아이디어를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다이슨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 만큼, 위 어워드도 생활 속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제임스 다이슨은 차세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며 “젊은 인재들이 자신들의 무한한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끔 끊임없이 도울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의 최종 수상자에게는 3만 파운드(한화 약 4,408만 원) 상금과 5,000파운드(한화 약 735만 원) 장학금이 주어진다.

제임스 다이슨은 지난 2012년 경영자의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 ‘수석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로서 활약하고 있다. 경영보단 제품 개발에 주력해 매번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제임스 다이슨. 끝없는 그의 행보를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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