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유튜브의 경계를 넘나들다

JTBC 산하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워크맨 / 유튜브

지난 12일 MBC의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장성규는 본인이 출연 중인 유튜브 '워크맨' 채널의 한 달 수익이 20억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워크맨' 채널은 장성규가 댓글에 언급된 곳에서 일일 직업 체험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록 생긴지 2달 반이 채 안된 유튜브 채널이지만, 벌써 30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가 있다. 심지어 채널에서 가장 조회 수가 많은 '애버랜드 아르바이트 편'은 조회 수가 1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워크맨은 현재 JTBC의 디지털사업부인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을 하고 있다. 이들은 워크맨 이전에 god의 박준형과 2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와썹맨' 채널을 성공적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근래에는 '스튜디오 룰루랄라' 같은 JTBC뿐만 아니라 많은 지상파 및 공중파 방송사들이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J E&M 산하의 tvN 방송사는 'tvN D ENT'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SBS의 경우 단독으로 4개의 채널을 운영하며 지상파 방송국 중에 가장 공격적으로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방송사들의 뉴미디오 진출은 이전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방송사의 진입장벽은 높았고, 유능한 인재들은 많았다. 아프리카TV와 같은 1인 방송국들과 유튜브 채널은 이들에게는 대피소와도 같았고, 비주류의 문화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발달하면서, 미디어의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이 뉴미디어로 옮겨갔다. TV의 프로그램들에 비해 규제가 적어 콘텐츠가 자극적이고, 방송 시간에 규제받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이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기업들 역시 투자의 방향성을 돌렸고, 수익구조에 따라 방송국들 역시 뉴미디어로 '역진출'하게 되었다

SBS의 뉴미디어 뉴스채널 '스브스뉴스' / SBS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아직은 뉴미디어에서 방송사의 위치는 어중간하다. JTBC의 사례와 같이 독자적 콘텐츠 제작을 통한 성공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TV 프로그램들의 다시 보기로 구독자를 유인하는 방식에 멈춰있다. 향수를 일으키는 옛 프로그램들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채널의 존속을 위해서는 독창적 프로그램들의 제작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인력과 예산의 투입은 방송사의 선택이다.

현재의 과도기가 지나면 뉴미디어 시장에 얼마만큼의 방송사가 잔류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적극적 투자로 뉴미디어 시장에서 존속할 것인지, 이를 등지고 본래의 미디어인 TV 프로그램 제작으로 돌아갈 것인지는 회사 측의 선택에 달렸다. 분명한 것은 현재 방송사들의 역진입 현상은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반증한다. 방송사들의 거취에 따라 달라질 뉴미디어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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