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로 자리잡은 B급 문화, 마케팅에 혁신을 더하다

MZ세대의 특징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트렌드 MZ 2019'

최근 유통업계에서 굴지의 기업들이 독특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특히 혁신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이른바 ‘B급 감성’을 내세운 마케팅이 인기다.

한 때 ‘비주류 문화’로 불리던 ‘B급 문화’가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MZ세대의 성장이 숨어있다. MZ세대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와 Z세대(1995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통틀어 부르는 신조어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간한 ‘트렌드 MZ 2019’에 따르면 이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MZ세대가 대한민국 소비의 중추로 떠오르며 기업들은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B급 마케팅으로 ‘요즘 애들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 '더클럽'의 물티슈 광고 게시물 / '더클럽' 공식 인스타그램

#홈플러스 ‘더클럽’

지난 7월 홈플러스는 온라인 창고형 마트인 ‘더클럽’의 인스타그램의 공식 계정을 열고, 매주 더클럽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한가지씩 패턴 형식으로 배열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그뿐만 아니라 돼지의 입장에서 쓴 소시지 홈플러스 입점기, ‘심약한 분은 읽지 말아 주세요’로 시작하는 과자 소개글 등 돋보이는 필력으로 입소문을 타며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LG생활건강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의 오프닝 / LG생활건강 공식 유튜브 채널

#LG생활건강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LG생활건강의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라는 제목의 디지털 광고 영상은 1분 32초의 분량 가운데 1분 9초를 LG생활건강을 욕하는 데 할애하다 남은 23초간 뜬금없이 이 회사의 세탁세제 ‘피지’를 홍보하면서 끝난다. MZ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B급 코드’를 입힌 이 영상은 공개 후 유튜브 조회 수 200만 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고, LG생활건강의 피지 판매량도 40% 이상 증가했다.

이렇듯 기업들이 내세우는 B급 마케팅은 MZ세대의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영한 것이다. 기업이 MZ세대의 트렌드와 코드를 정확하게 읽어낸다면 확실한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관심과 재미만을 좇는 무분별한 B급 감성의 남용은 자칫 반감을 살 수 있다. 팔도의 ‘괄도네넴띤’과 위메프의 ‘읶메??rsquo; 마케팅의 경우 한글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B급 마케팅으로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되, 소비자가 허용할 수 있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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