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텍스와 H&M이 브랜드 고급화에 나서

‘19만 원대 니트와 29만 원대 롱코트’ 모두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이다.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자라(ZARA)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인디텍스가 프리미엄 전략을 선보인 결과이다.

갈라시아 라코루냐에 위치한 첫 번째 자라 매장 / 구글

스페인의 대표적 패션기업 인디텍스는 1975년 ‘자라’라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옷을 빠르게 제공하는 ‘패스트패션’을 선보였다. 이후 인디텍스는 세계 패션 리테일 1위 자리에 올랐고 자라(ZARA)는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마시모두띠(Massimo Dutti)의 ‘에프레이(Après) 스키 컬렉션’ / 마시모두띠 공식홈페이지

인디텍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든 건 1991년 자라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마시모두띠(Massimo dutti)’를 론칭하면서부터이다. 자라가 합리적인 가격에 트렌디한 패션을 선도하는 브랜드였다면 마시모두띠는 고급스러운 재질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자라와 마시모두띠의 소매 가격 차이는 약 5배 이상이다. 현재 마시모두띠는 75개국 78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약 1조 8천 억 원이다.

인디텍스가 프리미엄 전략에 뛰어든 것은 고객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인디텍스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모든 스타일의 의류를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일찍이 다양한 소비층을 대상으로 저가와 고가를 아우르는 브랜드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인디텍스와 라이벌로 거론되는 H&M 역시 후발주자로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했다. H&M은 브랜드의 다각화를 목표로 2007년 H&M의 상위 브랜드로 COS를 내세웠다. COS는 연 매출 8000억 원 규모를 자랑하며 국내에서 마시모두띠보다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철 입고 버리는 옷’으로 인식됐던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염두에 두고 고급화에 나섰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이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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