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캠페인의 새로운 굴절

부드러운 톤앤매너의 금연 캠페인 / 보건복지부 금연 공익 광고 캡쳐

대중을 강하게 자극하는 극단적 이미지, 충격을 가하는 날 선  파편들만이 광고 효과를 증폭하는 것은 아니다. 획일적인 감정 소구보다 더 깊이 있는 내러티브가 새로운 톤앤매너로 자리하고 있다. 대중에게 차가운 충격을 던지는 광고  클리셰와는  대별적인 흐름이다. 줄곧 흡연자의 극단적인 고통을 감정 소구로 삼았던, 금연 광고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공개한 2019년 하반기 금연 캠페인 광고가 이를 구체적으로 방증한다. 흡연의 폐해에 방점을 뒀던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호흡을 담는다. 충격적인 영상 대신, 금연의 장점 등을 부드러운 내러티브 속에 녹여냈다. 자극적인 이미지가 산포되지 않고 다원적인 인물의 발화가 제시된다. 작위적인 소구 없이, 대중을 금연자들의 긍정적 스토리 속으로 자연스레 흡인한다.

‘서른 둘, 서영씨’ , ‘스물 여섯, 희수씨’, 등 구체적이고도 진실한 캡션은 부드러운 톤앤매너를 배가한다. 대중은 금연자들의 일상적 자취에 몰입하며 금연의 효과를 체화할 수 있다. 금연자들의 내러티브에 공명할 수 있는 것이다. 흡연의 폐해를 시각화한 광고는 충격적인 소구인 동시에, 대중들과 불편한 간극을 만든다. 징그러운 이미지는 일회적인 각성을 낳을 뿐이다. 부드러운 톤앤매너는 이와는 다르게, ‘공명의 깊이’를 이끌 수 있는 기제다.

‘너 만나려고 아빠가 담배도 끊었다’라는 캡션과 귀여운 신생아 이미지의 중첩은 부드러운 밀도를 함축한다. 흡연의 불편함을 작위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배우들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며 ‘부드러운 일상의 한 순간’을 감성적으로 그려낸다. 이렇듯, 금연 캠페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대중과 자연스러운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불편한 이미지들이 산발적으로 부유하는 광고 대신, 부드러운 톤앤매너가 조명되는 것이다. 부드럽지만 그 무엇보다 공고한 감응을 이끄는,  유연한 톤앤매너가 그 역설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