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6일 신세계그룹의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 사실이 깜짝 발표됐다. 구단의 감독, 프런트, 선수단, 심지어 KBO 한국야구위원회까지도 기사가 나온 뒤에서야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만큼 이번 SK그룹의 야구단 매각과 신세계그룹의 인수는 모기업 간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됐다. 모기업의 재정 상황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이 이루어진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정말 ‘핵폭탄’이 터진 것이다.

SK와이번스, 신세계 로고 / SK와이번스, 신세계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충격 속에서,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는 앞으로 SK와이번스 야구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아쉬움과 허탈함이 큰 것은 당연하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구단명, 유니폼, 응원가 등 많은 것이 변화한다. 연고지, 구성원을 제외한 모든 것이 바뀐다고 보면 된다. 팀의 역사를 이어 가기로 했지만 심리적으로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쉽지 않다. 그러나 SK와이번스의 왕조 시절, 그들의 강인함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전의 기억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또 다른 전통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차례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는 분명 SK와이번스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주인, 신세계그룹의 아낌없는 지원]
신세계그룹은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할 것을 예고했다. 야구장을 단순히 야구 관람의 공간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만들어 신세계그룹의 서비스까지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돔구장을 비롯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 시설 개선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야구단 운영에 적극적인 신세계그룹의 등장은 SK와이번스뿐만 아니라 야구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가 제공한 스타벅스 커피 / SK와이번스 공식 인스타그램 스토리

신세계그룹은 지난 2일 SK와이번스 선수단이 훈련 중인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으로 스타벅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100잔을 보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이다. 50잔은 선수들, 나머지 50잔은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을 위해 마련했다며 세심한 배려를 보여줬다. 커피 제공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매일 스타벅스 커피 100잔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캐러멜 마키아토, 콜드 브루 등 커피 종류도 다양하다. 예상 커피값은 1천600만 원이다. 이러한 신세계그룹의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선수단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고 있다.

 

[명예 회복을 위해 선수단은 이를 악 물었다]
SK와이번스 선수단은 새 팀으로 맞이하는 2021시즌에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결국 노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SK와이번스의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은 "새로운 팀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니 더 잘하고 싶다. 선수들 모두 이러한 생각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장 이재원도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더욱 독하게 훈련하기로 마음먹었다"라며 "올해는 꼭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SK와이번스의 성적은 10개 구단 중 9위로 역대 최악이었다. 선수들의 자존심은 상할 대로 상했고, 그 어느 때보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구단 매각이라는 핵폭탄이 터졌다. 선수들이 크게 동요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사기를 더 북돋아 줄 수도 있다. 야구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역전의 순간이다. 팀의 9위, 갑작스러운 구단 매각, 새로운 시작, 그리고 우승. 이보다 더 짜릿한 반전 드라마가 있을까?

작년 9위 팀의 우승이라니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규 시즌 1위 → 2위 → 9위로 갑작스럽게 추락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깜짝 부활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SK와이번스 9위의 배경에는 에이스의 이탈,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 용병의 부재 등 악재들이 많았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만약 이러한 악재들이 없었다면?’이라는 의문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는 전력 보강이 많이 이루어졌고, 여러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해 선수들의 의지는 더욱 불 타오르고 있다.

이제 명분은 충분하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SK와이번스에게 필요한 것은 부활을 알리는 역전 끝내기 한방이다. 그들이 과연 신세계그룹과 함께 ‘우승’이라는 ‘신세계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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