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최근 국내 유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이커머스 공룡, 알리 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확대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인데 이커머스 플랫폼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 업계까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알리바바 중국 오피스
알리바바 중국 오피스

 알리 익스프레스는 해외 직구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시가총액 기준 중국 이커머스2위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이다. 알리 익스프레스 역시 모회사에 걸맞게 중국 해외 직구 플랫폼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진출 국가만 200여 개에, 전 세계 가입자 수는 무려 5억 명이 넘는다. 이미 전 세계에서 주요한 입지를 차지했지만, 알리 익스프레스의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른데 지난 2023년 4분기 알리 익스프레스의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죠. 덕분에 알리 익스프레스가 속한AIDC 그룹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285억 1,600만 달러(약 37조9,231억 원)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빼앗다?

   지난 2018년, 알리 익스프레스가 한국에도 진출했다. 이커머스 강자가 넘쳐나는 탓에 초기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2020년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경기 불황과 이커머스의 성장이 겹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우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2023년3월, 알리 익스프레스가 한국 직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한국 고객을 타겟으로 선별한 상품을 모아놓는 서비스 ‘초이스’와 여성의류를 최저가에 판매하는 ‘타오바오 콜렉션’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유명 브랜드와 여성 의류 분야에서 한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기 제품을 선별하고 이를 초저가로 제공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이다. 해외 플랫폼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는데 무료 배송 서비스는 물론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당일 및 익일 배송 정책까지 내걸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간편 결제 시스템도 도입하고, 수도권에는 언어 장벽 해결을 위한 전용 고객센터도 설립했습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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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 1년간 알리 익스프레스의 국내 이용자 수는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2023년 2월 355만 명에 그쳤던 앱 사용자가 지난 2월 818만 명까지 늘었다. 덕분에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존 국내 이커머스 강자인 11번가와 G마켓을 제치고 단숨에 한국 이커머스 앱 2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알리 익스프레스의 빠른 성장을 두고 쿠팡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와도 경쟁 예고?

  지난3월 초부터는 알리 익스프레스가 신선 식품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 그치지 않고 국내 대형마트와의 경쟁까지 예고한 거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형마트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식품과 비식품 사업을 함께 운영하던 상품본부를 식품 사업 중심으로 개편해 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인데 이마트도 가격 할인 행사를 확대하는 등 이커머스에 견주는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마트와 슈퍼 사업의 상품 유통 과정상 인프라를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진다.

 

커진 영향력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

  알리 익스프레스 이용이 증가한 만큼 국내 소비자의 불만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접수된 알리 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5배나 증가했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계약불이행 관련 건이었다. 그만큼 주문한 상품을 배송받지 못하거나, 주문한 제품과 다른 제품이 배송되는 사례가 수두룩한 상황인데 오래전부터 중국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 받아온 가품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소비자 불만도 문제지만, 유통 업계 전반에서의 중국 자본 잠식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알리 익스프레스가 대형 물류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하면 쿠팡에 견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과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으로 점점 많은 국내 브랜드가 알리에 입점하는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 변동이 전망된다.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가 신선 식품까지 취급하면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도 위협하고 있는데 알리 익스프레스의 저렴한 상품 가격대는 국내 소규모 제조업체에도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부작용 심화에 따라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할 예정인데 국내 대리인이 지정되면 소비자는 피해를 봤을 때 훨씬 수월하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도 내걸고, 소비자 보호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 실태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플랫폼의 독과점을 우려한 정부가 해외 플랫폼에도 국내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를 감시 및 규제하고 경쟁제한 행위나 국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위 남용도 막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처가 알리 익스프레스의 폭주를 막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데 효과적인 독과점 규제를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 자료가 필요하지만, 사실상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실적 자료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알리 익스프레스의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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