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마케팅 행보로 ‘한국의 잡스’라는 별명 얻기도

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부회장

좋은 마케터’란 어떠한 사람일까? 이에 한 사람은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 ‘내가 좋은 마케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어도 세가지의 조건을 갖춘 사람이다. 첫째, 남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엔터테이너 열정이 높아야 한다. 둘째는 자기의 영역에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셋째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냉정한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하나만 빠져도 마케팅이 아닌 학예회거나 영업이다.’ 바로 혁신적인 행보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정태영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재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가 성공적인 마케터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03년 현대카드의 부사장으로 선임된 후부터 이다. 그가 부사장이었을 당시 현대카드는 적자난에 시달리는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의 획기적인 마케팅 아이디어는 단숨에 현대카드를 카드 업계의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그가 추구한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는 세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다. 먼저 그는 ‘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 부사장으로 부임한 직후인2003년 5월, 현대카드는 지금의 현대카드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품을 선보인다. 일명 ‘알파벳 마케팅’ 전략을 선보인 ‘현대카드 M’이다. 현대카드는 실제로 ‘현대카드 M’ 출시 1년만에 회원 1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알파벳 마케팅’은 ‘현대카드 M’을 비롯하여 C, T, K 등 각기 다른 알파벳으로 카드를 구별하는 현대카드의 마케팅 전략이다. 각각의 카드의 성격과 제공되는 혜택이 알파벳과 연관되기 때문에 고객이 상품의 특성을 쉽게 인식할 수 있어 기존의 획일적인 카드와 구분되는 차별성을 두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다양한 시도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05년부터는 그의 마케팅 전략을 관통하는 두번째 핵심 키워드인 ‘문화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현대카드의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인 ‘현대카드 슈퍼 시리즈’의 첫 단추로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개최한 것이다. 당시 카드사에서 운동 경기를 주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을 만큼 그의 문화 마케팅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는 슈퍼매치 이후에도 ‘레이디 가가’, ‘콜드플레이’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초청하여 ‘슈퍼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현대카드 컬쳐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꾸준하게 슈퍼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문화 마케팅을 통해 현대카드는 문화 예술 애호가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하였으며 혁신적이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파격 행보를 걸어온 정태영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활발한 소통’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실천해왔다. 실제로 권위주의를 지양하는 그는 직원들과 함께 사내 사우나를 찾는 등 거리낌 없는 소통을 지향해왔다. 이러한 그의 성격이 반영된 SNS 활동은 현대카드의 대표자로서 펼쳐오는 활동의 일환으로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로 이어졌다. 자신이 진행하는 사업, 개인적인 의견 등 정 부회장의 확고한 생각이 투영된 글을 통해 그의 팔로워들은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한다.

또한 그는 ‘카드 팩토리’와 ‘채널 현대카드’를 통해 고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도모하였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상품에 담긴 ‘스토리’에도 주목한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2015년 문을 연 ‘카드 팩토리’를 통해 카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카드 제조 공장을 구경하고 직접 카드를 수령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현대카드의 상품, 마케팅 등과 관련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 현대카드’를 통해 직접 미디어 채널을 만들어 고객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갔다.

이와 같은 세가지 핵심 키워드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정태영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당신에게 첨단 성능의 비행기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지상에 활주로가 없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마케팅이란 고객의 Mind에 당신의 비행기가 이착륙 할 활주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가 추구한 변화와 문화 마케팅, 활발한 소통의 기반에는 ‘고객 지향적’인 그의 신념이 자리잡고 있었다. 금융인이자 마케터인 그의 혁신적인 마케팅 행보는 앞으로도 고객을 향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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