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다

미국의 세계적인 컬러 연구소이자 기업인 팬톤은 매년 12월에 올해의 컬러를 발표한다. 2017 올해의 컬러는 싱그럽고 상쾌한 녹지, 푸르른 잔디가 생각나게 하는 ‘녹색 나뭇잎’이라는 의미의 그리너리(Greenery)다. 그리너리 색상은 새로운 활력과 생기를 되찾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시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6년 올해의 팬톤 컬러로 선정되었던 로즈쿼츠(Rose Quartz)와 세레니티(Serenity) 듀오는 소프트 & 페일 색조로 부드러운 감칠맛을 자랑하며 패션과 코스메틱 시장은 물론 리빙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보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두 컬러가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안정감과 위로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인 올해의 컬러 그리너리는 생기 넘치는 쾌활한 색상이다. 팬톤에서는 그리너리를 신선하고 까다로운 황록색 음영이라고 부르며 이외에도 새로운 시작, 봄 시즌의 첫날, 부흥·복원·갱신이라는 의미로도 불린다. 2016년 컬러인 로즈쿼츠와 세레니티 듀오 컬러가 혼란스러운 세상 속 조화를 표현했다면, 2017년의 그리너리는 격동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우리가 동경하는 확신을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팬톤에 선정한 컬러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뷰티 브랜드 VDL과의 협업을 예시로 들 수 있다.

VDL+PANTONE / 사진제공 : VDL 공식홈페이지

팬톤사의 다양한 컬러와 협업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도 있지만, 자체적인 브랜드 컬러마케팅을 선보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기업들 또한 존재한다.

 

컬러마케팅이란, 제품 선택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를 색으로 설정하여, 상품의 구매력을 높이는 마케팅기법이다. 소비자들 대부분은 브랜드명이나 제품명보다는 컬러나 그림을 기억하기 때문에 특정 컬러를 브랜드에 적용하는 순간 고정된 컬러이미지를 갖게 된다. 즉, 색상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컬러는 소비자 욕구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곧 구매 충동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코카콜라와 네이버 / 사진제공 : 코카콜라, 네이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컬러마케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코카콜라가 있다. 코카콜라를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색깔을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시에 빨간색이라고 답할 것이다. 코카콜라는 빨간색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효과적으로 사용해 사람들 머릿속에 브랜드와 컬러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빨간색은 가장 강하고 격렬한 색으로, 강렬한 이미지로 시선을 끌고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색이다. 또, 신선한 이미지로, 입맛을 돋우고 식용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코카콜라는 컬러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브랜드로서, 컬러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코카콜라가 세계 최고의 음료 브랜드로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프로모션에도 빨간색을 적극 홣용해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 시즌에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코카콜라의 일관된 컬러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콜라-빨간색-코카콜라라는 인식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 기업에는 네이버가 있다. 국내 포털 가운데 가장 높은 검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를 대표하는 컬러는 초록색이다. 네이버는 지난 1999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로고와 검색창에 녹색을 적용하고 있다. 초록색은 평화와 중립,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며 눈에 가장 편안함을 주는 색이다. 네이버는 Navigate와 er이 만나 탄생한 이름으로 정보가 가득한 인터넷의 망망대해를 향해하는 사람을 뜻한다. 네이버는 TV광고를 통해 초록색으로 친근함과 신뢰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초록색은 넓은 인터넷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친절한 안내자라는 네이버의 서비스 철학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신뢰와 컬러로 네이버하면 초록색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을 정도로 대표적인 색으로 자리잡았다.

 

하인즈와 해태음료 / 사진제공 : 구글 이미지 검색

이렇게 컬러마케팅의 성공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세운 기업들이 있는 반면, 실패한 기업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1위 케첩 회사인 하인즈가 있다. 하인즈에서 초록색 케첩을 만든 적이 있는데, 일반적인 케첩은 토마토로 만들어져 빨간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보고자 한 시도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초록색은 상한 음식을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결과는 실패로 돌아왔다. 하인즈의 초록색 케첩처럼 상품과 색상의 연상을 이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불분명하고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어긋나면서 이를 타파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냉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2000년대 초반 해태음료에서 옐로 콜라를 선보인 적이 있다. 옐로 콜라는 론칭 단계에서 꽤 인기를 끌었지만, 이미지를 굳히지 못하고 실패하고 만다. 노란색이라는 컬러가 독특하긴 했지만 기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콜라는 흑갈색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였다. 게다가 기존 콜라와는 뭔가 부족한 맛으로 인해, 노란색 콜라라는 파격성은 더더욱 힘이 실리지 못했고 오히려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콜라 시장을 더 강하게 만든 것이다. 특별한 색을 가졌다는 호기심에 한 두 번 구매를 유도할 수는 있었지만, 기대치에 부흥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다.

 

컬러는 소비자들의 시각 영역을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함과 동시에 가장 빠르고 견고하게 브랜드를 포지셔닝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에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컬러를 부여하려는 시도들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 컬러 마케팅은 우리 생활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며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그 성장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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