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업계에서 ASMR의 성장속도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이니스프리, 동서식품, 풀무원, 배달의 민족 등 다양한 기업에서 ASMR을 활용한 광고를 내놓고 있다. 유튜브가 밝힌 2017년 1분기 국내 인기 광고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 역시 ASMR이다.  그렇다면 ASMR은 무엇이며, 왜 화제가 되고 있을까?

ASMR을 활용한 광고. 왼쪽부터, 풀무원 육개장 칼국수 광고, 배달의 민족 광고, 동서식품 리츠 크래커 광고 출처 = 유튜브 캡처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의 약자로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오감을 자극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등의 감각적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엄마가 무릎에 머리를 놓고 귀를 파주었을 때나 미용실에서 누군가 내 머리를 만질 때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지거나 잠이 오는 경험을 했다면, 그것이 바로 ASMR을 체험한 것이다. 바다나 숲의 자연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도 ASMR에 포함된다. ASMR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ASMR 아티스트들도 있다. ASMR 영상의 주된 컨텐츠는 귀 파는 소리, 머리 빗는 소리, 키보드 타이핑 소리, 자연소리 등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누군가에게 감각적인 쾌감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ASMR 콘텐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양한 ASMR 영상. 좌측, 귀 청소 ASMR 영상. 출처 = 미니유 유튜브 캡처. 우측, 헤어 브러싱 ASMR 영상 출처 = 소이 유튜브 캡처

ASMR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ASMR의 특성이 현대인의 감성과 잘 맞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학업, 취업, 회사 생활 등으로 매일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이들에게 ASMR은 마치 휴식처 같은 역할을 한다. 고된 일상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ASMR 영상을 시청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실제로 ASMR영상 댓글에는 영상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끼거나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들이 많다.

최근엔 ASMR을 광고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위해 자극적이고 화려한 시청각 자극을 활용한다. 반면, ASMR 광고는 그들과는 사뭇 다른 노선을 취한다.  차분한 색감, 조용한 분위기, 느린 동작이 ASMR 광고의 큰 특징이다. 이니스프리의 ‘나는 한란을 씁니다’ 광고는 ASMR 을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이 광고에서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소리, 종이 위에 글 쓰는 소리, 크림을 바르는 소리에 집중해 제품의 순한 이미지를 '자연의 감각'으로 전달한다. 시끄럽고, 화려한 광고들 사이에 조용하고 편안한 ASMR 광고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것이 광고업계가 ASMR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시대적 감성과 어우러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ASMR을 활용한 광고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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