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êtements’, 프랑스어로 의류를 뜻한다.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겪고 있는 패션 브랜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2014년에 프랑스 파리, 한 아파트 거실에서 그루지아 출신 형제에 의해 탄생한 이 브랜드는 카니예 웨스트, 테일러 스위프트 등 유명 연예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그리고 WWD에 의하면 생긴지 3년 만에 수익은 1억 달러에 다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멍을 이끄는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는 소련에 속해있었던 그루지아에서 태어났다. 1981년생인 그는 내전으로 가족과 함께 7년 간의 집시생활을 하며 유럽 전역을 떠돌아 다녔다. 고향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독일 은행에서 직업을 얻었지만, 그 길이 싫어 벨기에에 있는 앤트워프 아카데미에서 패션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처음부터 패션에 무지했다. 단지, 패션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졸업 후, 메종 마르지엘라, 루이뷔통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자신만의 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친구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옷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여기서 상업적인 가능성을 본 동생 구람(Guram, 현재 베트멍 CEO)은 시장진출을 제안한다.

 

뎀나 바질리아와 구람 바질리아 / 사진출처 : lamode.info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뎀나의 결정에는 패션에 대한 그의 철학이 선행한다. 그는 아무 의미 없이 창조적으로 옷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팔아야 하는 기존의 패션산업의 구조를 비판했다. 창조적인 디자인은 즉각적이고 강제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데, 디자이너는 시장 수요에 맞추어서 옷을 만들어야 했다. 따라서, 그와 그의 친구들은 자신들이 정말 자신 있게 디자인할 수 있는 옷 그리고 사람들이 입었으면 하는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즉,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생산 능력과 고객 개인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온라인에서 가상 피팅 서비스를 선보이는 ‘Fitle’와 같이 많은 패션 스타트업이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가운데, 뎀나는 실제로 그 기술이 충분한지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의 실현 가능성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의 입장에서 패션 스타트업의 기술은 창조성이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의 판매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베트멍은 프랑스 파리에서 스위스로 본사를 옮겼고, 룩북(Lookbook) 또한 전문 모델이 아닌 스위스 주민이다.

 

베트멍 2018 봄/여름 룩북, 스위스 주민이 모델이다 / 사진출처 : 베트멍

역설적이게도 기존의 체계에서 멀어질수록 베트멍의 브랜드 가치는 기존 명품 시장과 비슷해지고 있다. 특히, 가격 책정 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단순한 패턴 티셔츠는 한화로 약 70만원을 호가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베트멍은 섬유의 질, 공정 과정 그리고 상품의 희소성을 언급했다. 패스트 패션을 지양하기 위해 우수한 품질로 최상위 제조 과정을 거치며 필요에 의해 먼저 구매한 고객에 대한 예의로 입고를 다시 하지 않는다. 

이처럼 기존의 체계에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베트멍은 패션시장에서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기업 외에도 기존 패션시장의 관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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