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차별화일까? 표준화일까?

< 출처 : 팔도 공식 홈페이지 >

최근 식품업계 R&D 부서는 임직원이 아닌 프로슈머의 활약이 눈부시다. 프로슈머는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처음 소개된 용어로 언젠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져 소비자들이 물건을 단순히 구매하는 단계뿐 아니라 자신의 기호에 맞게끔 새로이 창안해내는 개념이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동향에 발맞춰 작년부터 고객의 소리(Voice Of Customer) 마케팅에 주력을 다 하고 있다. 한 사례로 지난해 창립 56주년을 맞이한 삼양식품에서는 출시 이후 꾸준히 고성과를 책임졌던 불닭볶음면의 소스를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불닭볶음면 소스를 활용해 요리를 해보고 싶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경쟁사인 팔도에서도 출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팔도비빔면 특제소스를 ‘만능 팔도 비빔장’ 이란 상호로 출시하여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재작년 롯데제과와 CU 편의점이 선보인 ‘거꾸로 수박바’ 역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출시 이후 약 6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빨간색 부분과 초록색부분으로 구성된 기존 수박바의 초록색 부분을 늘려달라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이다. 아울러 신제품의 활약에 힘입어 기존의 수박바 역시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0%가량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 밖에도 싱글족이 부쩍 늘어나면서 소규모의 간단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하여 CJ제일제당에서는 기존의 3~4인용 국,탕류 제품이었던 삼호어묵을 1~2인용 제품을 추가로 출시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 마케팅이 저성장 추세에 있던 식품업계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인 전략으로 이어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고객의 요구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체계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어야 VOC가 하나의 마케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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