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까지 영향 확대해...

한 가지의 색을 생각할 때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빨간색은 사과, 노란색은 바나나, 갈색은 나무. 이 경우 보통 유형의 어떠한 물체가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두색이나 그러한 색의 테두리를 가진 직사각형을 보여줬을 때 대다수의 사람은 바로 이것을 생각할 것이다. 미국기업인 야후와 국내기업인 다음과 파란을 누르고 현재 국내 1위 포털사이트 자리를 차지한 NAVER(이하 네이버)다.

(국내 포털사이트 점유율 순위 / 출처 = 인터넷 트랜드)

현재 포털사이트 점유율 압도적 1위를 기록하는 네이버가 처음부터 업계의 선도 주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야후, 네이버, 다음, 파란, 네이트, 엠파스 등 다양한 사이트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춘추 전국시대였다. 위의 사이트들은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2000년 후반 엠파스는 ‘자연어 검색’ 기능을 내세우며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고, 다음은 무료 e-mail 기능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많은 업계 중에서도 눈에 띌만한 점유율 성장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야후도 ‘야후 꾸러기’라는 어린이를 타겟층으로 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워갔다. 하지만 차별화된 콘텐츠도 네이버의 성장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식 iN / 출처 = 네이버)

네이버 독주의 가장 큰 성공 배경은 바로 2002년에 시작한 지식검색 서비스인 ‘지식 iN’이다. 지식 iN 서비스는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여 반영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포털사이트 사용자들은 한국어로 된 콘텐츠의 양이 부족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네이버는 ‘고객들이 얻고 싶어 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들자’고 하였고, 그 결과 고객들이 스스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지식iN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많아진 만큼 왜곡된 정보가 퍼지거나, 흥미 위주의 정보에 치우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네이버는 전문가 답변을 서비스에 추가하고 ‘파워 지식 iN’ 선정 등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갔다. 지식 iN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후에도 업계 최초로 실시한 ‘실시간 검색순위’기능, 웹툰 서비스, 스포츠 중계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제공하였다. 그 결과 네이버는 2003년 8월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선두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네이버의 조직구조 개편 / 출처 = 네이버)

네이버가 업계 선두로 올라선 이유는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뿐만이 아니라 조직구조의 혁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는 다른 기업들과 다른 조직구조 형태를 가지고 있다. 바로 ‘Cell 조직’ 형태이다. 네이버는 개별 사업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네이버 웹툰, 동영상, 사전, 클라우드 등의 분야를 ‘Cell’이라는 독립조직으로 분리하였다. 관료제적 성향이 짙었던 팀제 내에서의 수직적 의사결정을 구성원 전체가 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꾼 것이다. ‘Cell 제도’ 내에서는 연중행사나 프로젝트에 따라 유연하게 조직 형태를 바꿀 수 있다. 그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도 신속하게 반응을 할 수 있었으며 직책에 얽매이지 않아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의결을 피력할 수 있었다. 또한, 직급이나 연공에 상관없이 각 ‘Cell’의 리더가 선출되어 수직적인 구조가 아닌 구성원들과 논의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손쉽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였다.

(네이버의 조직구조 변화 / 출처 = 네이버)

현재는 ‘Cell 제도’를 거쳐 CIC(Company iN Company) 형태로 변화하였다. 네이버는 매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거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과제를 담당하는 조직을 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는 추후 Cell 조직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후 상위 개념인 CIC로 발전해 독립적인 회사형태를 띠게 된다. 프로젝트-Cell-CIC 단계를 거치면서 조직은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해당 리더에게 대표라는 호칭과 권한을 부여하여 조직 전체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감을 주어 동기부여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가 충분한 사업성이 있거나 혁신적일 경우 제시한 사람은 직급과 관계없이 Cell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조직 내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며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배경으로 현재 네이버는 약 15년 동안 포털사이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 삶에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또한, 직원들도 그 누구든지 회사 내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네이버가 어떤 새로운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찾아갈지, 그 콘텐츠를 탄생시킨 사람은 누구인지 주목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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