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유니버설 디자인부터 시니어 제품까지

 디자인은 모든 분야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왕이면 예쁘고 독특한 디자인이 사랑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단순한 미적 디자인을 넘어 모두를 배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나이, 신체, 성별 등에 관계없이 개인이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디자인을 뜻한다. 80년대 미국,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 생활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으며 최근엔 고령화 사회와 맞물리며 다시 큰 관심을 받고있다. 

음료수 캔에 표시된 점자 (출처: 대학신문)

유니버설 디자인의 우수한 사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례로 음료 캔 뚜껑에 있는 점자표시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캔 디자인을 확인하기 어려운 시각 장애인들에게 이것이 ‘음료’라는 정보를 제공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화장실의 레버형 수도꼭지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도입된 사례이다. 과거 냉수와 온수 두 개의 원형 꼭지를 돌려 사용하던 때에는 손아귀 힘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다. 비상구나 화장실 등의 안내에 사용되는 픽토그램도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시설이나 형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낸 픽토그램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나 외국인, 노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대단한 발명품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부분들을 배려해 모두가 평등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에넥스 UD에디션 (출처: 에넥스)

최근에는 고령화로 인한 시니어층의 증가가 유니버설 디자인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니어층을 타깃팅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스웨덴의 주방가구 제조사인 그랜버그(Granberg Interior)는 유니버설 상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도입함으로써 시니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랜버그의 찬장 제품인 Wall Cabinet Lifts는 버튼 조작만으로 찬장을 사용자의 높이에 맞추어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직선형 이동이 아닌 곡선형 이동방 식을 이용해 높이뿐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조작이 가능해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대표 주방가구업체 에넥스는 2010년 일찍이 ‘UD 컬렉션’이라는 시니어 세대 맞춤형 좌식 부엌 제품을 선보였다. 높낮이가 다른 조리대, 싱크대, 가스대 부터 바퀴가 달려 이동이 편리한 선반장 까지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이는 당시 업계에서는 보기 힘든 유니버설 디자인을 상용화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노인에게 편한 것은 젊은 층이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장애인에게 편한 것은 비장애인에게도 편하다. 환자에게 편한 제품 또한 비환자가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이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러한 기본 철학으로부터 발전되어왔다. 특정 계층이 아닌,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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