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PPL 시대이다. TV에 방송되는 온갖 프로그램에 PPL이 사용된다. 토크쇼 진행자들은 브랜드가 크게 붙은 음료수를 방송 내내 마시고, 예능 프로그램에선 출연자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며 광고한다.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프로그램 내용 전개를 방해하는 PPL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다.

 

PPL의 꽃이라는 드라마에서는 더더욱 자연스러운 PPL 연출이 어렵다. 친구와 이야기하던 도중 갑자기 헤어 에센스 제품을 사용하며 제품광고를 진행하는 인물이나 이야기 도중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화면을 카메라에 보여주며 한참동안 어플리케이션만 들여다보는 주인공에 대한 비난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사실 명확히 정해진 대본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드라마에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PPL 연출은 쉽지 않은 일이다. 허나 드라마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PPL을 사용한다면 드라마에 빠진 수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PPL을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대표적인 PPL 성공사례로는 ‘별에서 온 그대’, 통칭 별그대가 있다. 최고시청률 28%를 기록하며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김수현과 전지현을 한류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을 만큼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한 드라마지만, PPL 성공사례로도 유명하다. 스토리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PPL이라는 평을 받은 별그대는 많은 인기만큼 PPL 제품의 완판을 불러왔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며 많은 기업의 중국 진출을 불러온 것은 덤이다.

 

별그대의 PPL 성공에는 캐릭터 ‘천송이’가 있다. 잘나가는 톱스타 역할인 천송이는 수많은 가방, 악세사리, 옷 등을 갈아입고,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에 당위성이 있다. 주인공인 천송이는 굳이 PPL을 위해 제품 설명을 하나하나 할 필요가 없다. 드라마 내에서도, 밖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워너비’가 된 그녀는 특별한 광고 없이 제품을 입거나 들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 온다. 특별한 기능 설명 없이도 천송이가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은 완판을 기록한다.

 

별그대 PPL의 또 다른 수혜자는 문자 송수신 앱, 라인이다. 업계 2위였던 이 어플리케이션은 별그대의 글로벌 팬들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 수를 큰 폭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복잡한 기능에 대한 설명 없이 그저 메신저를 사용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 스토리에 방해되지 않게 제품을 광고했고, 이를 통해 라인은 천송이 메신저라는 별칭을 얻으며 많은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시청자들이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거나 그를 동경하는 경우가 많은 드라마는 효과적으로 간접광고 효과를 볼 수 있는 매체라 손꼽힌다. 허나 지나치게 스토리 진행을 방해하는 간접 광고는 악감정만 불러올 뿐이다.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매력적인 PPL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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