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앤북(ARC.N. BOOK), 츠타야 서점,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등 이색 도서관 눈길

‘책을 구매하기 위해 서점에 들어선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다. 꼬르륵거리는 소리에 그대로 책을 들고 옆 식당으로 간다. 주문한 뒤, 책을 읽으면서 혼밥을 즐긴다.’

을지로에 위치한 아크앤북(ARC.N. BOOK)

왠지 모르게 어색한 풍경이다. 보통 서점에 들어서면 책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다른 공간으로 나갈 수가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Daily(일상), Weekend(주말), Style(스타일), Inspiration(영감), 4개의 테마로 나누어 기존 서점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국형 츠타야 서점, 을지로에 있는 ‘아크앤북(ARC.N. BOOK)’이다.

츠타야 서점은 ‘고객에 대한 제안’ 개념을 활용해 서점공간을 새롭게 구상하여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스타벅스와 손을 잡고 북카페 형태로 시작한 츠타야 서점은 그동안의 서점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잡지, 단행본과 같은 책의 형태별 분류가 아닌, 주제별 분류라는 큐레이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이렇듯 공간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현대의 소비 공간은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색깔을 바꾸듯이 그 용도가 바뀐다는 면에서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 부를 수 있다. 카멜레온에 공간이라는 뜻의 ‘zone’을 합성한 신조어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고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카멜레존 현상은 왜 생긴 것일까? 시장 환경의 급변 때문이다. 온라인의 발달로 오프라인 등 전통 상업 공간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롯데, 이마트(신세계), 현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의 폐점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릴 만큼 말이다.

코엑스몰에 위치한 별마당도서관.

그중에서도 책의 약진이 단연 눈에 띈다. 사실 현대의 종이책은 디지털 미디어에 밀려 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코엑스몰이 스타필드로 이름을 바꾸고 가장 먼저 선보인 ‘별마당도서관’은 죽어가던 코엑스몰을 살렸다는 칭찬과 함께 랜드마크가 되었고, 남해군에 위치한 호텔 아난티 남해의 ‘이터널 저니’는 바다에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라는 컨셉을 가졌다. 근사한 인테리어의 서가는 무려 5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고, 서점에서는 저자와의 북토크, 인문학 수업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호텔에 묵는 손님이 아니더라도 일부러 서점을 찾을 고객이 있을 정도로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츠타야 서점과 아크앤북, 별마당도서관과 이터널 저니는 고객의 ‘체험’을 중시하는 공간을 재탄생시켰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시설 자체보다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비단 서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을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시할 것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