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와 패션의 화려한 결합

(사진 출처=LVMH 홈페이지)

 기술의 발전이 럭셔리 패션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가장 대표적인 얼굴 중 하나인 디올은 이미 2015년도에 자체적인 VR기기 ‘디올 아이즈(Dior Eyes)’를 선보였다. 디올 아이즈는 디올 런웨이 패션쇼의 백스테이지를 가상현실(Virtual Reality)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헤드셋이다. 이는 당시 최첨단 기술과 디올의 디자인이 집약된 결과물로서 고해상도의 이미지 출력과 통합적 입체음향 사운드를 갖추었다.

(사진 출처=The VR Shop 홈페이지
(사진 출처=Dior Eyes 프로모 영상 캡처)

이를 통해 패션쇼의 백스테이지를 3D차원과 360도의 시야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직접 패션쇼에 참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얼마든지 ‘가상현실’의 패션쇼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몰입은 경험의 핵심이고 경험은 현대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그 감각을 고스란히 브랜드 이미지로서 체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디올 아이즈는 2015년 6월부터 전 세계의 선발된 디올 샵에 배치되었다. 디올은 이러한 트렌드세팅 경험이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과 문화의 관계에 대한 상징이 되리라고 전했다.

 

(사진 출처=GUCCI AR 영상 캡처)

 디올이 VR기술을 택했다면, 구찌가 선택한 것은 AR기술이었다. AR은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을 뜻하며 모든 것이 가상이 이미지로 구성된 VR과 달리 현실에 기반을 두어 정보를 추가 제공하는 기술이다. 구찌는 ‘환각’을 테마로 한 2019년 S/S 시즌 캠페인에 이 AR기술을 놀랍도록 영리하게 적용했다. 잡지나 홈페이지의 구찌 일러스트레이션 광고를 구찌 앱으로 스캔하면 15개의 광고 이미지를 증강현실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이미지들은 스페인 아티스트 이그나시 몬레알(Ignasi Monreal)과 협업한 것으로, SS18 캠페인 프로모션 사이트(http://springsummer.gucci.com/)에서 보다 자세히 감상이 가능하다.

(사진 출처=구찌 SS18 프로모션 사이트)

위의 사이트에 방문했을 시 프리미엄 브랜드와 ‘환각’이라는 컨셉답게 화려하고 황홀한 색채의 향연이 우리를 맞이한다. 이 광고들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이그나시 몬레알의 작품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구찌의 제품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정교하게 구성되었다. 마치 원래부터 아티스트의 작품 속에 구찌라는 브랜드가 녹아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사용자가 그림 속에 숨겨진 실제 제품을 찾아 클릭했을 때, 바로 제품의 구매 링크 페이지로 연결이 되는 것은 물론 재밌는 인터랙션 이스터에그 몇 가지도 숨겨져 있다. 

(사진 출처=구찌 SS18 프로모션 사이트)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라 했던가, ‘Please do not touch(만지지 마시오)’라는 경고를 클릭하면 조각상의 눈이 붉어지며 눈물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인터랙션 장치들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흥미와 재미, 그리고 희열을 느끼게 한다. 구찌는 또한 지난 7월 1일부터 구찌 앱 내에서 AR기술을 통해 대표 제품들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구찌의 AR마케팅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키워드 역시 몰입과 경험이다.

 

(사진=루이비통 홈페이지)

 또 다른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 역시 이와 같은 시류에 합류했다. 지난 5월에 개최된 루이비통 2020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의 테마는 <미래를 그린 캔버스>다. 이 패션쇼에서 루이비통은 최첨단 IT기술과 루이비통의 디자인이 결합된 프로토타입 제품들을 소개했다. 소개된 제품들 중 하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핸드백으로, 이는 <미래를 그린 캔버스>라는 테마에 걸맞게 미래시대의 디지털 캔버스로서의 핸드백을 상징한다. 

 이처럼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혁신 테크놀로지와 패션의 화려한 결합을 꿈꾸며 ‘패션에 기술을 입히고자’ 하는 것은 분명 미래가 우리의 생각보다 가까이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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